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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선언문 ] 새로운 시대는 오지 않았다2013-01-22 [10:48:00]
작성자 현자지부 (admin@kodc.co.kr)조회수 [2238]












시국선언문 ] 새로운 시대는 오지 않았다

누가 새로운 시대를 말하는가? 이 시국에 이 판국에 누가 새로운 미래를 장담하는가? 정권교체가 아닌 시대교체를 이루겠다는 박근혜 당선자가 환호하던 날, 노동자와 민중의 희망은 무덤처럼 말이 없었다. 4명의 노동자가 절망에 짓눌려 죽었고, 정리해고를 피해간 노동자 역시 참담한 노동을 비관하며 자살했다. 박근혜 당선자는 민중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손배청구 158억”, 무지막지한 자본의 황금 철퇴에 쓰러진 최강서 열사는 장례식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다. 자살 1위 공화국 대한민국, 죽어간 사람들은 누구이며, 과연 자살인가 타살인가? 2천만에 육박하는 노동자들의 삶이 위태롭다. 박근혜 당선자는 들으라. 지난 십여 년 정리해고로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노동조합조차 할 수 없는 착취와 야만의 과거와 단절하지 않는 한 당신들은 여전히 과거일 뿐이며, 새로운 시대도 오지 않을 것이다.

여기, ‘당신들의 과거’에 대한 증거가 있다. 노동자들을 생의 절벽으로 밀어버린 자본과 정권에 대한 분노가 여기 있다. 칼날 같은 추위가 몰아치는 1월에도 철탑농성을 끝낼 수 없다.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대법원의 판결도 소용없이 철탑농성까지 해야만 하는 현대차 노동자 최병승, 23명이 죽고 와르르 무너지는 희망을 와락 껴안은 채 철탑에 오른 쌍용차 노동자 한상균, 기업이 조직한 용역깡패와 어용 사용자노조에 맞서 민주노조를 지키겠다는 유성기업 노동자 홍종인, 박근혜 당선자는 보아라. 여기 사람이 있다!

누가 사회대통합을 말하는가? 14만 공무원노조가 여전히 불법이고 시대를 걱정했다는 이유로 수많은 해고를 당했으며, 대선 직후 또 다시 해고의 폭력이 시작됐다.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파업했다는 이유로 언론노동자 7명이 해고되고, 38명이 정직을 당했다. 국민들의 사랑 속에 사회의 그늘을 비추고 진실을 밝히던 PD들과 기자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눈 쌓인 설에도 어미와 새끼들을 안전하게 이어주던 철도는 민영화 앞에 위태롭다. 오직 돈 벌이를 위해 노동자를 자르고 싸구려 비정규직으로 전락시키고도 여전히 자본은 탐욕을 거두지 않았다. 사회공공성을 파괴하는 극단적 시장놀음과 이윤논리를 중단하지 않고, 권력창출을 위해 언론을 지배하고 호령하는 한 사회통합은 오지 않을 것이다.

국민행복 시대? 그 시대는 언제 오는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망라한 67개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은 탄압의 고통과 권리보장을 호소했지만, 자본은 1천3백6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청구로 목을 조르고 있다. 임금을 착취하고 폭력을 사주해도 구속되는 사용자는 없지만, 노동자는 해고와 구속을 반복하고 있다. 현재 해고된 노동자가 1,622명이고 구속된 노동자가 12명이다. 투쟁하는 노동자든 투쟁할 수조차 없는 노동자든 일상은 불안과 불행에 찌들어 있다. 최저임금, 사회보험, 휴식 등 최소한의 노동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빈곤의 질곡에 방치된 취약노동자가 무려 704만, 전체 임금노동자의 40.2%에 달한다. 이 비참한 사람들을 외면하는 박근혜 당선자가 과연 무슨 자격으로 국민행복을 말한단 말인가.

준비된 여성대통령? 당신은 진정 자애로운 어머니의 심정으로 국민들을 바라보는가. 비정규직‧최저임금‧특수고용 노동자의 다수가 여성이고 그나마 시간제를 전전하는 여성을 위해 당신들이 내놓은 정책은 무엇인가. 이제는 일개 개인에 불과하다며 책임을 회피하던 대선후보 시절도 아니다. 그럼에도 당선자는 취약한 권리와 성차별 임금을 벗어나지 못하는 여성노동을 위해 하려는 일이 없다. 연일 인수위 앞에서는 다치고 아픈 민중들의 기자회견이 잇따르고 있지만, 인수위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묵묵부답이다. 지치고 힘든 민중들과 대화할 준비도, 따뜻한 물 한잔 건넬 준비도 의지도 없는 권력이, 무슨 낯으로 여성을 운운하고 어머니를 모욕한단 말인가.

경제의 주체인 노동이 빈곤 탈출의 길을 찾지 못하고 노동기본권의 토대는 힘없이 무너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인수위는 관심도 없고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새로운 시대가 아니라 과거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시급한 노동현안을 해결해야 한다. 박근혜 당선자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리해고는 사회적 살인과 경제적 난민을 낳는 심각한 사회불안 요소이다. 이를 방치하는 정부라면 미래는 암울하다. 2등 국민이자 차별받는 노동자인 비정규직을 철폐하지 않고 사회통합은 있을 수 없다.

노동의 문제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불안과 분노에 대한 문제이다. 이러한 시대적 아픔을 외면한 사회통합은 기만이며 강요이다. 이러한 눈물을 외면한 경제민주화는 허구이며 노동이 배제된 담합일 뿐이다. 억눌린 희망은 투쟁으로 솟구치기 마련이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차별, 노조파괴가 중단되지 않는 한 노동자들은 결코 깃발을 내리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인수위 앞에서 들끓는 민심이 치유되지 않는 한 박근혜 당선자의 취임은 민중의 함성에 둘러싸여 시작될지도 모른다.

인수위는 국민과 소통하라. 나라의 희망은 국민과 더불어 토론하고 모색할 일이며, 감히 ‘밀봉인수위’ 홀로 기획할 발명품이 아니다. 비밀스런 기획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이미 우리는 확인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거대한 사기극, ‘4대강 사업’의 탐욕만으로도 충격은 충분하다. 용산참사의 상처만으로도 고통은 충분하다. 철탑의 호소와 강정 등 농성의 절규만으로도 충분히 비참하다. 박근혜 당선자는 더 이상 시대를 악화시키지 말라. 더 이상 죽이지 말라. 경고를 끝내 거부한다면 노동자들의 연대와 투쟁은 박 당선인 집권의 일상이 될 것이다.

노동자와 민중들에게 호소한다. 새로운 시대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더욱 단결하고 연대하자. 소통하고 스스로를 새롭게 혁신하자. 저항을 넘어 대안의 희망을 토론하자. 권력이 가로막는다면 어께 걸고 행진에 나서자. 과거를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미래를 맡길 순 없다. 희망의 버스를 타고 미래의 정거장으로 향하자. 살아서 투쟁하자. 그렇게 우리 함께 살자!

2013. 1. 19 노동현안 해결 촉구 119비상시국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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