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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삼성 해고자의 편지2018-06-29 [18:03:24]
작성자 생활혁명조회수 [147]
\'해고자의 점심\'

삼성에 노동조합을 조직하려는 주동자로 찍혀 해고된지 5년째, 이미 언론에 신분이 노출되어 배운거라곤 가전제품 고치는 기술 밖에 없는 내가 갈 곳은 없었습니다. 그런 나를 노동조합 밖으로 밀어낸 나두식 집행부는 지금 까지도 해고노동자들을 배척하고 해고노동자들의 공동 명의로 지회가 나서달라는 공문요청에도 묵살하고 있습니다.

굶어 죽을순 없는지라 가락시장에서 상하차 노가다를 하며 버티며, 이리저리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하루 생명을 연장하는 나의 모습에 내 스스로 절망했고 배신감에 밤마다 울부짖으며 섬뜩한 칼날로 팔목을 그어대고 운동권을 향해 지독한 독설들을 토해냈습니다.

그러다 나의 이력을 모르는 어느 회사에 취직이 되었지만 곳 들통이 났습니다. 위장취업 한것 아니냐는 추궁에 먹고 살기 위해 들어왔으니 제발 내치지 말아 달라는 애원을 했습니다. 구차한 목숨 살아 볼 것이라고 아둥바둥 거리는 내 모습이 싫어 생을 끝내 버리자는 생각도 수없이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뉴스에 삼성의 노조파괴 문건 6000여건이 검찰에 의해 확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는 실날같은 희망을 가지고 제가 속해있던 동래센타의 폐업을 조사해 달라는 고발장을 접수했습니다. 검찰이 참고인 조사로 저를 불렀을때 놀라운 문건 하나를 보았습니다. 바로 삼성의 노조파괴 시나리오였습니다. \"위영일과 신OO은 노동조합을 주도한 주동자로 고용승계에서 제외하고 나머지 엔지니어들만 타 협력사로 고용승계하라\"는 삼성원청의 지시사항이 들어있던 문건이었습니다.

저와 제 동료는 서로 손을 맞잡고
\"하아!\"
짧은 탄식의 한숨을 내뱉고 말았습니다.

\"이제 됬다. 이제 됬어, 이제 돌아갈 수 있구나.
그동안 고생 많으셨었요 신OO씨.\"

그리고 우리는 다른 해고노동자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우리 복직할 수 있을것 같아요. 검찰이 삼성의 문건을 확보했는데 거기 우리 이름이 들어 있고 노조 간부들을 그린화 시키는 구체적 방법들이 적시 되어 있었어요. 우리 돌아갈 수 있을것 같습니다.\"

우리는 기뻤습니다.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으니까요.
그래서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에 나두식 지회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러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공식적으로 요청하라는 일방적 말을 던지고 그는 제 전화를 차단시켜 버린것 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공문을 만들어 지회가 나서달라는 요청을 하였습니다만 한달이 다 지나도록 아무런 답변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 일까요?

삼성협력사에 공갈 협박하여 6천만원을 챙기고 외제차를 타고 다녔다는 지회 전 임원이 페이스 북에 해고자들 복직 요구하지말고, 지회의 걸림돌이 되지 말라는 글을 올리게 됩니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분노가 나고 화가 났습니다. 그런데 그걸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엔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의 현직 임원이 해고노동자를 향해 비수와 같은 조롱의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해고자 코스프레하지 마라, 피해자 코스프레하지 마라.\" 저는 그 임원을 향해 조롱의 글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그는 지속적으로 그 행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최근엔 조롱의 글을 중단해 달라는 글을 비정규직철폐30만회의의 게시판에 올리자 나두식 지회장이 강력히 항의하여 게시글이 삭제되는 사태도 벌어졌습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삼성자본도 아닌 노동조합이 해고노동자들의 복직을 훼방하고 나선 겁니다. 눈물이 나더군요!

무더운 여름 땡볕속을 터벅터벅 걸어가던 나는 허기진 배를 채울요량으로 어느 할머니가 운영하는 조그만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육개장 4,900원\'

\"어무이 여기 육개장 하나 주이소\"
허겁지겁 배를 채우던 내 모습을 보던 할머니는
\"밥 더 주까?\"하고 물었습니다.

\"아임니더. 배불러예.\"
주머니속에 꼬깃해진 만원짜리 하나를 꺼내
\"어무이 잘 무긋심다.\"하고 계산을 했습니다.

할머니는 빙그레 웃으시며 오천원짜리 하나를 건네주며
\"요 앞에 백원짜리 하나 들고 가라.\" 하십니다.

\"어데예 밥도 잘묵고, 어무이 인심도 잘 받고 갑니다.
장사가 잘 안되서 넘 보다 싸게 주신것 같은데 오천원 싼거라예, 마이 파이소.\"하고 나왔습니다.

노친의 가난한 상인이 행색이 남루해서 들어온 젊은녀석이 허겁지겁 밥을 먹는 것을 보니 자식같아 안스러웠나 봅니다. 그리고 해고자이고 최저임금 수준밖에 못버는 노동자지만 가난한 늙은 상인을 보고 단 돈 몇푼이라도 더 드리고 싶은 마음이 제게도 있었나 봅니다.

그래요 우리 이런 마음으로 이 힘든 세상 함께 살아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삼성전자서비스 지회 나두식 집행부는 해고노동자들의 소박하고 애절한 소망을 저버려선 안됩니다. 그들이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는 희망을 왜 꺾는것 입니까?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 나두식 집행부는 노동자의 동지애를 저버리지 말고 해고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할 것 입니다.

응답하라. 나두식 집행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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